이달의 동사/2019

11월의 동사: 나아가다

11월의 이야기, 나아가다 11월의 동사는 '나아가다'입니다. 처음에는 '이겨 나가다'라고 할까 생각했습니다. '이기다'는 승자와 패자가 생기는 동사이지만, '이겨 나가다'는 주어의 의지가 더 중요한 동사라서 괜찮을 것도 같았어요. 같은 결로 '헤쳐 나가다'도 생각해 보았습니다. 어려움을, 슬픔을, 앞날을 헤쳐 나가는 이

2019.11.04by 책방오늘,
11월의 동사: 나아가다

일러스트레이션 ⓒ 김중일


 

11월의 이야기, 나아가다

 

11월의 동사는 '나아가다'입니다.

 

처음에는 '이겨 나가다'라고 할까 생각했습니다.

'이기다'는 승자와 패자가 생기는 동사이지만,

'이겨 나가다'는 주어의 의지가 더 중요한 동사라서 괜찮을 것도 같았어요.

같은 결로 '헤쳐 나가다'도 생각해 보았습니다.

어려움을, 슬픔을, 앞날을 헤쳐 나가는 이의 모습을 지켜보는 일에 대해 생각하면서요.

 

하지만 두 동사 모두 너무 무겁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.

그래서, 그저 '나아가다'라는 동사가 좋겠다고 생각했어요.

 

나아가다.

 

이 간명한 동사에

의지, 의연함, 결기, 삶에 대한 사랑이 고요히 다 들어 있습니다.

(상처나 병이 회복되는 '나아가다'와 동음이의어인 것도 좋고요.)

 

'요즘 어때요?'라고 누군가 물어온다면, 이렇게 가만히 대답하는 상상을 해봅니다.

 

'나아가고 있어요.'

 

 

2019년 11월,

『책방오늘』에서.

책방오늘,